📅 Monday, June 8, 2026 ✍️쓰리김의 성경맛집
50대를 앞둔 40대 후반, 두 번째 나라에서 다시 시작하는 중년 이민자의 마음을 빌립보서 3장 13~14절 말씀으로 묵상해 보았습니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새로운 연령 기준을 본 적이 있다.
18세부터 65세까지를 청년이라 부르고, 66세부터 79세까지를 중년이라 부른다는 이야기였다.
공식적인 기준은 아닐 수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 말이 마음에 남았다.
“아직 청년이라고?”
“그럼 나는 아직 늦은 게 아닌가?”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은 끝이 아니라 준비의 시간일 수 있겠구나.”
50대를 앞둔 40대 후반.
한국식 나이 감각으로 보면 이제 뭔가를 새로 시작하기에는 애매한 나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젊다고 하기엔 삶의 무게를 너무 많이 알아버렸고,
늙었다고 하기엔 아직 마음속에 꺼지지 않은 불씨가 있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말하면 이렇다.
체력은 중년인데 마음은 아직 청년.
마음은 뛰고 싶은데 허리는 협상하자고 하는 나이.
쓰리김도 요즘 그런 계절을 지나고 있다.
특히 이민자의 삶은 더 그렇다.
한 사람이 다른 나라에 정착하는 것도 쉽지 않다.
더군다나 결혼해서 부모를 떠나 아이들을 데리고 정착하는 일은 더~~ 더~~~ 더 많이 어렵다.
그 나라의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익히고,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고, 일을 찾아가며 살아내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그런데 나는 이미 한 번 낯선 나라에서 오래 살아냈고, 또 다른 나라에서 다시 삶을 세워가고 있다.
한 나라에서 오랫동안 비전을 품고 살았다.
그곳에서 언어를 배우고, 일하고, 가정을 이루고, 내 삶의 많은 시간을 쌓았다.
그렇게 살아낸 시간은 어느새 정지된 채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나는 어쩌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발전 없는 삶이 아니라, 모든 것을 잃어도 다시 심장이 뛰는 삶을 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마냥 좋기만 했다.
그리고 코비드와 함께 맞이한 캐나다의 삶은 우리에게 쉼을 허락했다.
아니, 쉬었다기보다 멈춰 있었다는 표현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멈춰진 시간 같았다.
그 속에서 우리는 서로 맞지 않는 생각들과 다투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도 하며, 갈팡질팡하던 마음을 한곳으로 맞춰가는 노력을 해야만 했다.
뭔가를 다시 시작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언어도 다시 배워야 했고, 관계도 다시 만들어야 했고, 일도 다시 시작해야 했다.
나는 이미 열심히 살아온 사람인데, 이곳에서는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참 이상하다.
분명히 나는 초보 인생이 아닌데,
새로운 나라에 오면 다시 초보자가 된다.
전화 한 통도 긴장되고,
이메일 한 줄도 여러 번 확인하게 되고,
“How are you?” 한마디에 오늘 컨디션과 영어 실력이 동시에 평가받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럴 때 마음속으로 조용히 말한다.
“주님, 저 한국어로는 말 좀 하고 글 좀 쓰는 사람인데요.”
“중국어로도 제법 살아낸 사람인데요.”
“그런데 영어 앞에서는 왜 이렇게 작아지나요?”
그런데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은 내게 다시 묻는 것 같다.
“그래도 오늘 한 걸음 걸을 수 있겠니?”
“오늘 맡겨진 자리에서 성실할 수 있겠니?”
“과거의 네가 아니라, 오늘의 너로 다시 시작할 수 있겠니?”
그러던 어느 날, 내 안에 이런 질문이 떠올랐다.
중년 이후의 준비란 무엇일까?
다시 시작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한 계획일까, 아니면 오늘을 견디는 성실함일까?
나는 지금 멈춰 있는 걸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다시 준비되고 있는 걸까?
처음에는 뭔가 특별한 답을 찾고 싶었다.
새로운 길을 여는 비법,
중년 이후에도 다시 일어서는 방법,
낯선 나라에서 다시 자리를 잡는 분명한 전략 같은 것들 말이다.
성경맛집에 오셨으니 오늘도 메뉴판을 펼쳐본다.
오늘의 메뉴는
중년 이민자용 푯대 정식.
✍️📖오늘 쓰리김이 함께 읽고 싶은 메인 말씀은 빌립보서 3장 13~14절이다.

“형제들아 나는 아직 내가 잡은 줄로 여기지 아니하고
오직 한 일 즉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사도 바울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지식도 있었고, 열심도 있었고, 경력도 있었다.
지금 식으로 말하면 이력서가 아주 화려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는 말한다.
“나는 아직 잡은 줄로 여기지 않는다.”
이 말이 참 위로가 된다.
바울 같은 사람도 “나는 아직 다 이룬 사람이 아니다”라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나도 아직 다 이루지 못했다고 해서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
아직 영어가 부족하다고 해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고 해서,
아직 무엇이 될지 모르겠다고 해서
내 삶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바울은 또 말한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여기서 “잊어버린다”는 말은 과거를 부정한다는 뜻이 아닐 것이다.
내가 살아온 시간을 없던 일로 만든다는 뜻도 아닐 것이다.
오히려 과거에 묶이지 않겠다는 뜻에 가깝다.
잘했던 과거에도 묶이지 않고,
실패했던 과거에도 묶이지 않고,
아쉬웠던 시간에도 묶이지 않고,
하나님이 오늘 내 앞에 두신 방향을 향해 다시 걷겠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씀이 중년 이민자의 마음과 참 잘 맞는다고 느꼈다.
중년의 이민자는 과거가 많다.
살아온 이야기도 많고, 해낸 일도 많고, 아쉬운 일도 많다.
두고 온 사람도 많고, 두고 온 자리도 많고, 두고 온 가능성도 많다.
그래서 가끔 마음이 뒤를 돌아본다.
“내가 계속 그곳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때 다른 선택을 했다면 어땠을까?”
“나는 왜 이 나이에 다시 시작하고 있을까?”
그런데 말씀은 조용히 말한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잡으려고.
푯대를 향하여.
이 말씀은 나를 다그치지 않는다.
그저 방향을 다시 잡아준다.
생각할수록 답은 의외로 아주 평범한 곳에 있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한다.
배우고 싶은 것을 조금씩 배운다.
마음이 흔들려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사람에게 너무 기대지 않고, 하나님께 길을 묻는다.
지금 맡겨진 자리에서 성실하게 살아간다.
너무 뻔하다..... 그쵸?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뻔한 말이 가장 어려운 말이었다.
우리는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는 것을 안다.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것도 안다.
지금 맡겨진 일을 성실히 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미래를 위해 오늘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도 안다.
문제는 모르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아는 것을 매일 살아내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야 하는 것을 안다.
그런데 이불이 나를 붙든다.
영어를 공부해야 하는 것을 안다.
그런데 휴대폰 쇼츠가 나를 부른다.
운동해야 하는 것을 안다.
그런데 소파가 나에게 안식년을 선포한다.
기도해야 하는 것을 안다.
그런데 마음이 너무 복잡해서 오히려 하나님 앞에 조용히 앉는 것이 어려울 때도 있다.
그러니 “아는 것을 살아내는 것”은 절대 가벼운 일이 아니다.
그 뻔한 것을 실제로 해내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매일 같은 자리에서 성실하게 일하고, 작은 배움을 이어가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시간을 견디는 일.
그것은 결코 평범한 일이 아니다.
중년 이후의 준비는 어쩌면 젊은 시절의 준비와 다르다.
젊을 때는 큰 꿈을 말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생긴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꿈만으로는 부족하다.
몸의 피곤함도 알고,
관계의 어려움도 알고,
돈의 현실도 알고,
실패의 쓴맛도 안다.
그래서 중년의 준비는 더 조용하다.
더 현실적이다.
더 깊다.
하루하루 맡겨진 일을 해내는 것.
흔들리는 마음을 다시 붙드는 것.
낯선 언어 앞에서 포기하지 않는 것.
작은 배움을 계속 이어가는 것.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 방향을 묻는 것.
어쩌면 그것이 중년 이민자가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준비인지도 모른다.
나는 캐나다에 와서 여러 번 작아졌다.
영어 앞에서 작아졌고,
낯선 문화 앞에서 작아졌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현실 앞에서 작아졌다.
예전에는 할 수 있었던 일들이 이곳에서는 어렵게 느껴졌다.
말 한마디를 준비해야 했고, 전화 한 통도 긴장해야 했고, 이메일 한 줄도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정말 어려운 일을 해내고 있는 중이다.
한 나라에서 한 번 정착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나는 서로 너무 다른 두 나라에서 내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있다.
언어도 다르고, 문화도 다르고, 사람들의 방식도 다르고, 일의 구조도 다르다.
달라 달라 달라도 너~~무 달라.
그러니 내가 느끼는 막막함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내가 느끼는 두려움도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내가 가끔 지치고, 느리고, 흔들리는 것도 당연하다.
나는 지금 두 번째 나라에서 다시 뿌리내리는 중이다.
그리고 아마 앞으로 이런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한 나라에서 태어나 한 나라에서만 살다가 끝나는 삶이 아니라, 여러 나라를 지나며 자기 삶을 새롭게 해석해야 하는 사람들.
젊은 시절의 경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사람들. (그것은 바로 이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지 않나요?)
중년 이후에 다시 언어를 배우고, 다시 일하고, 다시 관계를 만들고, 다시 꿈을 세워야 하는 사람들.
그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늦은 것이 아니라, 다른 계절이 시작된 것이라고.
멈춘 것이 아니라, 깊어지는 중이라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아도, 오늘의 성실이 내일의 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중년 이민자의 삶은 화려하지 않다.
대부분 아주 현실적이다.
렌트비, 학비, 영어, 일자리, 비자, 영주권, 건강, 아이들의 학교, 가족의 미래.
하루하루가 계산이고, 기도이고, 선택이다.
그래도 성경맛집답게 말해보자면,
이 모든 재료가 들어가야 깊은 국물이 우러난다.
반드시 이 모든 재료여야만 한다!!!
렌트비는 좀 짜고,
영어는 가끔 질기고,
비자 문제는 씹을수록 어렵고,
건강 문제는 예상치 못한 매운맛이다.
정말 맵다.
그런데 하나님은 이 모든 재료를 버리지 않으신다.
내가 보기에는 뒤죽박죽인 재료들도, 하나님 손에 들어가면 인생의 깊은 맛이 된다.
내가 원하는 속도는 아니어도, 하나님은 나를 빚어가신다.
내가 생각한 길은 아니어도, 하나님은 나를 훈련시키신다.
내가 아직 결과를 보지 못해도, 하나님은 오늘의 작은 순종을 보고 계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준비하기로 한다.
대단한 계획이 없더라도, 오늘 맡겨진 일을 성실히 한다.
영어 한 문장을 익힌다.
글 한 줄을 쓴다.
좋은 사람의 이야기를 귀담아듣는다.
내 마음을 하나님 앞에 정리한다.
그리고 내가 이미 지나온 길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나는 쉬운 길을 걸어온 사람이 아니다.
나는 한 나라에서만 뿌리내린 사람이 아니다.
나는 두 번째 나라에서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오늘의 나는 실패한 사람이 아니라, 다시 배우는 사람이다.
늦은 사람이 아니라, 깊어진 사람이다.
끝난 사람이 아니라, 아직 쓰임 받을 시간이 남은 사람이다.
빌립보서 3장 14절의 말씀처럼, 나는 오늘도 푯대를 향해 간다.
완벽해서 가는 것이 아니다.
젊어서 가는 것도 아니다.
모든 준비가 끝나서 가는 것도 아니다.
부르신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간다.
오늘도 나를 붙드시는 분이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간다.
그리고 아직 내 앞에 하나님이 열어가실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간다.그것도 살아온 시간만큼 많이 ...
50대를 앞둔 40대 후반에게,
그리고 두 번째 나라에서 다시 시작하는 모든 중년 이민자에게 말하고 싶다.
우리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우리의 이야기는 아직 다 쓰이지 않았다.
지금 하는 일을 성실히 하는 것,
오늘 한 문장을 배우는 것,
오늘 한 걸음 걷는 것,
오늘 하나님께 방향을 묻는 것.
그것이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강한 준비일 수 있다.
오늘의 성경맛집 메뉴는 여기까지다.
메인 말씀은 빌립보서 3장 13~14절.
반찬은 성실.
국물은 인내.
디저트는 소망.
그리고 계산은 이미 예수님이 해주셨다.
봉사료도 감사로 포함되었다.
그러니 오늘도 너무 무겁게만 살지 말고,
하나님이 차려주신 오늘의 식탁 앞에서
감사로 한 숟가락 떠보자.
오늘도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방향으로,
나는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쓰리김의 오늘의 찬양 추천
오늘 말씀 빌립보서 3장 13~14절을 묵상하며 함께 듣고 싶은 찬양은 Hillsong Worship의 “I Will Run To You”입니다.
뒤에 있는 것에 묶이지 않고, 오늘도 주님이 부르시는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싶은 마음을 담아 추천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Q6FTjogqE0&list=RD8Q6FTjogqE0&start_radio=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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